[week&건강] 쫙~지워버려 레이저 시술의 진화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요즘 생리적 나이보다 10년 이상 젊어보이는 사람들이 흔하다. 그만큼 햇빛에 노출된 시간이 적고, 고른 영양 섭취와 피부관리를 잘하기 때문이다. 최근 피부과 영역에서의 화두 역시 안티 에이징이다. 피부의 탄력을 제공하고, 잡티와 미세 흉터를 개선해 젊은 피부로 되돌려 놓자는 것이다.
이를 이끌고 있는 것이 레이저 시술. 레이저는 빛의 파장 또는 매질(빛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성질이 바뀜)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레이저 기기만도 수십 종. 최근 변화하고 있는 레이저 기기의 동향과 효과를 소개한다.
NO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레이저가 피부과에 적용된 시기는 198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탄산가스 레이저는 열을 발생해 피부의 점이나 색소를 태워 없애는 데 활용됐다. 이후 특정 색소에만 반응하는 레이저가 선보였다. 난치성 피부 색소질환인 오타씨모반, 커피색 반점, 혈관종 등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털을 없애주는 제모 레이저도 인기를 끌었다. 털을 만들어내는 모낭 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
레이저는 90년대 들어 주름살에도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피부를 벗겨내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것으로 화학박피와 원리가 같다. 문제는 치료 과정에서 피부 손상과 색소 침착이 심해 한동안 외출이 어렵다는 것. 따라서 표피를 건드리지 않고 피부 아래쪽 진피만을 자극하는 레이저 기기들이 속속 개발됐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프락셀 레이저가 대표주자다.
프락셀은 피부 표면 ㎠당 2000~3000개의 미세한 마이크로 빔을 쪼여 표피 손상을 최소화하고 진피의 콜라겐 재생을 유도한다. 초이스 피부과 주름클리닉 최광호 원장은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피부 탄력도가 떨어진 환자 26명 중 21명이, 모공이 넓은 환자 11명 중 8명이 시술 결과에 만족했다'고 발표했다.
OK 깊은 주름도 문제 없다
피부과에서 굵은 주름을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레이저가 타이탄 리프트 레이저다.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빛을 이용한 피부 재생술'로 공인받아 얼굴이나 목의 굵은 주름과 넓어진 모공, 여드름 흉터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타이탄 레이저 빛은 물에만 흡수돼 표피는 건드리지 않고 피부 깊숙이 전달된다'며 '진피층에 있는 물의 온도를 60도까지 올려 콜라겐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레이저, 폴라리스 레이저도 쓰인다. 제네시스는 진피층의 섬유아세포를 자극,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고, 폴라리스는 고주파를 동시에 발사해 서마지 효과를 얻는다. 서마지는 고주파로 발생한 열이 콜라겐을 수축하는 원리로 만든 주름치료제다.
여드름 치료에도 레이저 병용요법이 시도된다.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 원장은 성인 여드름 환자 20명에게 서마지와 폴라리스를 함께 치료한 뒤 만족도를 조사했다. 결과는 50%에서 '아주 만족', 35%에서 '대체로 만족'으로 나타났다. 강 원장은 '레이저 에너지로 진피층 깊은 곳의 피지선을 파괴.위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특히 통증.부종.딱지.화상 등 부작용이 없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YES 이젠 화상 흉터도 가능
화상 흉터는 치료효과가 떨어져 피부과 의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질환. 그러나 엉겨붙은 피부의 콜라겐 조직을 촘촘하게 끊어 피부의 재생을 유도하는 핀홀법이 등장해 개원가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스타피부과가 국내 처음으로 탄산가스 레이저를 이용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최근에는 다륜침과 프락셀 레이저를 병합 치료하는 멀티홀 치료법이 소개됐다. 아름다운나라 흉터센터 손호찬 박사팀은 최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린 한일피부과학회에서 지난 6개월 동안 39명에게 시술한 멀티홀 치료 효과를 발표했다. 화상 환자 28명 중 23명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이 중 7명이 '매우 만족'했다는 것.
멀티홀 치료는 1.5㎜ 길이의 바늘 192개가 박힌 롤러로 흉터의 콜라겐 조직을 끊은 뒤 프락셀 레이저로 다시 미세한 구멍을 뚫어줘 새로운 콜라겐 합성을 유도한다. 손 원장은 '이를 활용해 비후성 흉터, 켈로이드 조직, 함몰된 흉터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건강팀장
- 중앙 일보 -